[출처=금융위원회]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보험사가 보험금을 내주지 않으려 부당하게 손해사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손해사정서에 보험금 산정 근거를 명확하게 기재하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대형 손해사정업자는 공정한 업무 수행을 하도록 세부 업무기준이 신설된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손해사정은 보험금 지급을 위한 첫 단계로 사고 발생 시 원인과 책임관계를 조사해 적정 보험금을 사정·산출하는 일이다. 일반적으로 보험금 지급은 보험사 서류심사로 이뤄지지만, 손해액에 대한 전문적 판단이 필요할 경우 손해사정 절차를 밟는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내주지 않기 위해 자회사를 내세워 ‘셀프 손해사정’을 하는 등 부당하게 일을 처리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개정안은 손해사정서에 손해액, 보험금 사정에 영향을 미친 중요근거 및 결과 등 중요사항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필수 기재사항을 구체화했다.

사고 및 손해조사내용 기재는 손해액 사정에 관한 중요 근거 및 결과를 포함하도록 했고, 손해사정시 적용한 관계법규 및 약관도 기재하도록 했다. 그밖에 손해액 및 보험금 사정에 크게 영향을 미친 사항도 기재해야 한다.

또 손해사정을 담당한 손해사정사와 보조인의 이름과 등록번호, 연락처 등 인적사항도 적시하도록 했다.

소속 손해사정사가 100인 이상인 대형 손해사정업자에 대해서는 공정한 업무 수행을 위해 갖춰야 할 세부 업무기준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내부통제를 위한 업무지침 ▷이해충돌 관리 방법·절차 ▷개인정보 관리 방법·절차, ▷의료자문 실시 방법·절차 ▷민원 관리 체계 ▷손해사정사·보조인 교육 체계 ▷지점 사무소 관리·감독 체계 등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손해사정의 공정성, 객관성을 높이겠다며 대대적인 손질에 착수한 바 있다. 손해사정 위탁 절차를 공정하게 하고, 소비자가 선임할 수 있는 독립손해사정사를 활성화하는 한편, 손해사정의 원칙과 절차를 정비하는 것이다. 이번 개정안은 그러한 작업의 연장선상에 있다.

최근에는 보험금 지급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은 이달 13일 보험사가 부당하게 보험금을 삭감하거나 지급을 거절하는 행위, 공정한 손해사정을 방해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다.

현행법상 고의로 보험사고를 일으키거나 조작해 보험금을 부당하게 받는 이른바 ‘보험사기’는 규제하고 있지만, 반대로 소비자의 정당한 보험금 요청을 저해하는 행위는 규제하고 있지 않아 부당하다는 이유다.



보험사들은 상해, 질병, 각종 배상책임사고(자동차보험 제외)에서 소위 하청 손해사정회사를 통해 부당하게 보험을 깍거나 주지 않도록 종용하고 있다.

매 분기 또는 반기단위로 이들 하청업체들을 평가하여 이런식으로 손해감소실적 등을 평가하여 그 결과를 기준으로 사고 배당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영업을 제한하거나 손해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힘이 없는 하청업체들은 어쩔수 없이 부당한 방법까지 동원하여 보험사의 입맛에 맞게 처리할 수 밖에 없다.

금감원에서는 이러한 부당한 보험금 후려치기를 단속하겠다는 것인데 모든 조치가 그러하듯 취지나 목적은 좋으나 지속적인 감시와 관리가 있어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만은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한다.